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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관광

충북의 동막골 벌랏한지마을, 그 속을 들여다보다



충북의 동막골 벌랏한지마을, 


그 속을 들여다보다.




#벌랏한지마을, 그 곳은 어디일까?
 충북 청주에도 이런 두메산골이 있을까 의아해했다. 호기심으로 찾아간 마을은 꽤 깊숙했다. 문의 행 버스를 타고 문의 종점에서 내려 다시 마을버스로 갈아 탄 후, 대청호반을 벗 삼아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30분을 깊숙히 들어가고, 고개를 넘으니 마을 하나가 나왔다. 행정지명은 청원군 문의면 소전1리. 들어가는 길에 걸린 이정표는 모두 벌랏 한지마을로 되어 있다. 동쪽 끝에 있는 막다른 마을이니 ‘동막골’이라 불려도 손색없다. 집들은 낡아서 정겨웠고, 소들이 여물을 우적우적 먹고 있을만한 흙집들도 꽤 많았다. 
 벌랏마을은 1970년대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곳은 임진왜란 때 피난민들이 정착한 마을로 약 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마을이다. 첩첩산중에 물길로 막혀 있던 마을은 6·25 전쟁이 난 줄도 모를 정도로 외진 곳이다. 
벌랏 한지마을은 오래전부터 한지를 생산하였고, 잡곡, 과실이 풍부해 삼천 냥의 부자마을로 널리 알려졌었다. 마을 이름인 ‘벌랏’은 마을 전체가 골짜기로 되어있어 밭이 많은 것에 놀랍다는 뜻이라고 한다. 벌랏한지마을은 자연환경보전지역 내에 있어 야생동물, 야생화, 산나물 등이 풍부하여 자연과 마을 주민이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청정장수마을이다. 
 대청댐이 생기기전 벌랏마을의 주요 교통수단은 배였으며, 벌랏나루터는 마을의 입구였다. 마을 할머니들은 배를 타고 나루터를 지나 마을에 시집왔다고 한다.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고 그 흔적만 남아있지만 가만히 나루터를 바라보면 사람들을 실은 배가 올 것만 같다.





#한지, 그 매력을 느끼다.
 벌랏한지마을이 체험마을로 탈바꿈하기까지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전통적으로 한지를 만들던 벌랏마을은 40여 년 전만 해도 70가구 500여명 주민이 살았지만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이제는 21가구 35명만이 남게 되었다. 
 인구가 줄면서 활력을 잃었던 이 마을의 활기를 찾아준 것은 마을에 널린 닥나무였다. 마을 주민들은 20여 년 전 닥나무를 가공해서 전승이 끊겼던 한지생산을 다시 시작했다. 2005년에는 농촌진흥청이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하면서 주민들은 전통 한지의 맥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한지를 이용한 공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지를 이용한 공예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한지 만들기, 한지부채만들기를 체험 할 수 있다. 
 먼저 마을 입구에 번듯하게 세워져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지 공동작업장이 있다. 그 곳으로 들어가면 한지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 한지의 생산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니 한지 한장 한장에 정성이 한 가득 배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지는 보통 조선종이라고 불리며, 닥나무나 삼지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한다. 한지공예는 한지를 이용하여 닥종이 인형, 상자, 보석함, 책꽂이, 전등갓 등 여러 가지 예쁘고 실용적인 한지 공예품을 만들 수 있고, 최근에는 한지를 이용한 옷을 만들어 패션쇼가 개최되기도 했다. 특히 한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원료로 만든 의류는 아토피나 피부트러블이 있는 사람에게 친환경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또 한지섬유로 만든 양말과 속옷은 일반 면보다 땀 흡수가 탁월하고 냄새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어 활동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한지 체험그 속을 들추다.

취재를 간 날운 좋게도 한지 체험을 하러 온 단체 방문객을 만났다그들은 바로 보은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였다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벌랏한지마을을 찾은 것이다이른 아침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체험학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을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아직은 잠이 덜 깬 눈을 하고 김필수(64) 마을운영위원장의 설명을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스러워 보였다마을운영위원장의 간단한 주의사항 공지가 있은 후본격적인 한지 체험이 시작되었다이 날 체험에는 한지 만들기와 한지부채 만들기가 실시되었다먼저 한지 만들기 체험은 한지 공동작업장에서 할 수 있다마을주민의 설명을 눈과 귀로 한 번 듣고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되었다닥나무 섬유질이 잘 풀어진 물에서 한지 뜨기를 한 후홍두깨로 얇게 잘 펴서 철판에 말리면 한지가 완성된다설명으로는 쉬어보이지만 한지 뜨기가 여간 손이 가는 작업이 아니다하지만 아이들은 한지를 직접 만든다는 생각에 팔 아픈 줄 모르고 신나게 한지를 뜨는 모습이 참 해맑다한지 만들기 체험이 끝난 후한지부채 만들기 체험을 위해 마을회관으로 이동한다마을회관 안 따끈한 온돌위에 앉아 마을운영위원장의 부채 만들기 설명을 듣고 본격적인 부채 만들기 체험이 시작된다바닥의 따뜻한 온기로 무거운 눈꺼풀과 싸우는 학생들도 더러 있었지만 다들 부채 만들기에 신중을 기한다.